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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도

문경새재 도립공원 #1 - 버스타고 문경새재 가는길, 겨울 문경여행

#1

문경은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원래는 꽃피는 봄이나 여름에 가려고 생각했는데 날씨가 더워지면
아무래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갯길을 올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에 가면 물론 푸른빛의 울창한 나무들과 콸콸콸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은 보지 못하겠지만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눈덮힌 문경새재의 모습도 멋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경의 대표적인 여행코스로는 문경새재, 선유동계곡, 석탄박물관, 문경레일바이크 정도를 들수 있겠다.
물론 이곳을 다 둘러보려면 적어도 1박 2일 정도는 필요하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더더욱.

이번 여행은 당일치기로 우선 문경새재만 다녀오기로 했다.
문경새재만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여행이었다.

...




동서울터미널 앞.

서울에서 문경을 가는 버스는 동서울터미널(강변역)에만 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침 6시 40분. 버스 출발시간이 7시 20분 이니까 아직 시간이 남았다.
남은 시간과 출출한 배는 터미널 앞 포장마차에서 맛있는 잔치국수로 채운다. 후루룩 쩝쩝~

암튼, 당일여행의 필수는 일찍 일어나 일찍 출발하기!!









문경행 버스표.

문경가는 버스는 오전 6시 30분을 시작으로 거의 한시간 간격으로 있다.
출발하여 2시간 정도면 문경터미널에 도착한다.
이 버스는 문경이 종점이 아니라 문경을 거쳐 점촌까지 가는 버스이므로 너무 깊이 잠들면 곤란할지도 ^^

만약 점촌에서 내리더라도 사실 그렇게 문제될 것은 없다.
어차피 문경새재에 가기 위해서는 문경터미널에서 다시 버스를 타야 하는데
이 버스는 점촌에서 출발하여 문경을 거쳐 문경새재로 가기 때문이다.







문경터미널

두시간을 달려 9시 25분쯤 문경터미널에 도착했다.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들었는데 이곳 문경에도 눈이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터미널 내부 매표소

이곳에서 문경새재가는 버스표를 구입해야 한다.
문경새재는 이곳에서 버스로 5분~1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다.












문경새재가는 버스 시간표.

에구구... 조금만 일찍 도착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9시 20분차는 방금 출발했군! 다음 버스인 9시 50분 차를 이용하기로 한다.
(완행)이라고 써 있는 버스를 타면 새재까지 가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려나? 잘 모르겠다.











승차권을 손에 들고 버스를 기다리며 사진놀이를 즐기는 중...
터미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모텔들이 많이 모여 있다. 숙박을 생각한다면 참고~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

버스를 타고 5분 정도 달려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버스는 나를 내려주고 다시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다.
우와~~눈하며...안개하며...
서울에 있을땐 겨울이 다 끝나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아직 한겨울 이구나!!
그래서일까? 이런 날씨가 오히려 더 반갑게 느껴졌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겨울을 마음껏 느끼고 돌아가리라~!








식당과 상점들이 몰려있는 길을 지나 좀 더 걸어올라간다.
평일인데다 날씨도 흐려서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았다.
그래서 더 좋다. ^^













'선비의 상' 지난다.

문경새재 초입에 건립된 선비상은
전통사회의 구심점을 이루었던 지성과 인격의 상질일 뿐만 아니라
우리역사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끊임없이 미래를 창조하는 아름다운 한국인을 상징한다고 한다.











옛길박물관

선비의 상을 지나면 우측으로 박물관이 하나 나온다. '옛길박물관'
간단히 둘러보면 20~30분 정도면 충분하다.
반드시 들려보도록 한다. 우리나라 옛길과 더불어 문경새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백두대간 마루를 넘는 문경새재 고갯길은 추풍령, 죽령과 더불어 영남지방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올라갈때 이용한 대표적인 길이었다.
'새재'라는 말에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가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의 고개','새롭게 만든 고개' 등의 여러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조선팔도 고갯길의 대명사로 불리며, 한양 과거길을 오르내리던 선비들의 청운의 꿈, 그리고 민초들의 삶과 땀이 서려있는 곳이다.
문경새재는 영남에서 서울에 이르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었다고 하는데
동래에서 한양까지 과거길에 오른다고 가정할 때 문경새재 길은 열나흘, 죽령길은 보름, 추풍령길은 열엿새가 걸렸다고 한다.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은 유독 문경새재를 고집했다고 한다.
'문경(聞慶)'이라는 지명이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의 뜻이고
문경의 옛 이름이었던 '문희(聞喜)' 역시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에 죽령과 추풍령을 넘기 싫어한 이유는
'죽령'을 넘으면 과거시험에 '죽죽 미끄러지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_^
무엇보다도 문경새재는 영남대로가 지나는 곳이며, 당시 사람과 물류가 가장 많이 이동하는 나라 안의 가장 큰길 이었다.
또한 관방시설로 인하여 군사들이 지키는 곳이어서 과거길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였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내도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옛길박물관 앞에 서있다.
박물관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팜플릿 하나 얻어가면 걷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오늘의 코스는 1, 2 관문을 지나 3관문까지 다녀오기.
팜플릿에는 편도 2시간이라고 적혀있으나 눈도 오고 워낙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는 데만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시간만 그렇지 힘든 코스는 아니다. 물론 내려올때는 훨씬 적게 걸렸다.

...

새재길 중간에 있는 관문은 1594년 선조때에 제2관문(조곡관)을 설치하였고,
1708년 숙종 때에 제1관문(주흘관)제3관문(조령관)을 설치하여
군사적 요새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한다.

...



옛길박물관을 나와 계속 걷기 시작한다.
'자연생태공원'은 구제역으로 현재 출입 금지.














얼마쯤 걸었을까?
멀리 제1관문인 '주흘관'이 보인다.
새하얀 눈밭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난 맑은 하늘의 평범한 날보다는 이런 날씨가 더 마음에 든다.
왠지 이 특별한 풍경을 나만 보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이리저리 왔다갔다 발자국 만들기 놀이 중...^^















아참! 아직 갈길이 멀구나!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해 보자구!
한양까지 과거를 보기위해 새재를 넘어가는 선비의 마음을 상상하며 한번 걸어볼까?













제1관문(주흘관)을 지나서 걷다보면 왼편으로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이 보인다.
현재 이곳에서 드라마 '근초고왕'이 촬영중이라고 한다.
주변을 보니 KBS차량이 여럿 보이는 걸로 보아 지금 촬영중인듯 보였다.
내가 보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왠지 궁금했다.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보기로 한다.












요새는 세트장을 하도 잘 만들어서 여기가 세트장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잘 안간다. ^^
나중에 후손들이 이 세트장을 진짜인줄 알면 어쩌지?? 하하하














조용하네...오늘은 드라마 촬영 안하나??















앗! 이곳에 광화문이 있네...!
광화문 앞에 많은 엑스트라와 스텝들이 보인다.
이곳에서 눈에 익은 배우 여럿을 보았다.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 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내가 좀 나이가 많지?? ㅋ
유명한 배우들을 신기한듯 뚫어지게 쳐다보고 싶었지만 슬쩍 보기만 하고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쳤다. 험험...











이름모를 엑스트라분들만...그것도 뒷모습만 카메라에 담는 이 소심함...!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서울 나오는겨???
암튼, 문경새재 여행의 테마는 걷기다.
걷고 또 걷는다. 발걸음은 가볍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때쯤
나무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너는 나무껍질 옷을 입고 파란 이끼로 만든 외투까지 걸치고 그 위에 하얀 눈으로 군데군데 장식까지 했구나~!
멋져부러~~












가까이 갈수록 바위 모양새가 범상치 않다고 느꼈는데
역시나 '지름틀바우'란 이름이 붙여졌다.
'지름틀'은 기름을 짜는 도구인 '기름틀'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한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볶은 깨나 콩을 눌러서 짜낸다고 하는데...그와 닮았다고 한다.












길 옆으로 돌담이 보인다.
뭐하는 곳일까?














이곳은 '조령원터(鳥嶺院址)'

조령원터는 고려와 조선조 공용으로 출장하는 관리들에게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시설이라고 한다.
문경새재는 과거 한양과 영남을 이어주던 길목에 위치하여 수 많은 길손들이 오고가는 중요한 통로였으며,
역과 원이 일찍부터 발달하여 새재내에만 동화원, 신혜원, 조령원 등 3곳의 원터가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건물 한 채만 복원되어 있다.
그나저나 사진에 보이는 저 여인은 혼자 한국을 여행중인 외국인 여행자다.

"안녕하세요?"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외국에서는 서로 눈 마주치면 인사한다는 말을 어디서 주서들어가지고...ㅋ
"네. 아녕..하세요~!" 고맙게도 어색한 한국말로 인사를 받아준다.

이렇게 인사 한마디로 우리의 동행은 시작되었다.
올라갈 때는 같이 걷다가 따로 걷다가를 반복했지만 내려올때는 계속 같이 걸으며 이야기하며 내려왔다.
내게는 익숙한 풍경들이 외국여행자에게는 신기하게 보이나 보다.
나도 천천히 걸었지만 그 친구는 이것저것 둘러보느라 나보다 더 천천히 걸었다.





이름이 페레렐라...였나? 암튼 한국말로는 '진주'라는 뜻이란다.
이 사진은 좀 친해진 후 내려오는 길에 찍었다.
함께 찍은 사진은 개인 폴더에...













암튼 걷다가 가끔씩 뒤돌아 보면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페레렐라 모습이 보이곤 했다.
그러다 발검음이 맞으면 다시 조금 이야기 하고 같이 걷다가 또 내가 앞서가고...또 만나고...
모든것이 신기해 보이는 그 친구의 느린 발검음을 내가 맞추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다. 아직 서로 어색한것도 있고...
문경터미널 근처에서 머물고 있는 페레렐라는 오늘이 이곳에 온지 두번째 날이라고 한다.












"페레렐라! 저 나무사이 어딘가에서 누군가 우릴 지켜보는거 같지 않아?"
"나도 그렇게 느껴져~. 나무를 봐봐...! 사람얼굴 모양이 그려져 있는것 같아. 그치? 그래서 그런가봐!"
"오! 정말 그렇네! "





#2 에서 계속...